운동·스포츠

올림픽에서 한 선수가 여러 종목에 출전할 수 있을까? 수영·마라톤·역도까지?

한 선수가 올림픽 수영·마라톤·역도에 모두 출전할 수 있을까? 실제 다종목 올림피언 사례부터 한국 국가대표 선발 구조, 종목단체의 역할과 신체적 한계까지 알아봅니다.

수영, 마라톤, 역도에 출전하는 한국 올림픽 선수들을 표현한 이미지

최근 여러 종목이 한꺼번에 열리는 국제대회를 보다가 문득 이상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한 선수가 수영도 엄청 잘하고, 마라톤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심지어 역도까지 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론 현실에서는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선수입니다.

그래도 정말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궁금합니다.

이 선수는 올림픽에서 수영, 마라톤, 역도에 전부 출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 선수라면 문제가 하나 더 생깁니다.

각 종목에는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종목단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제적으로 출전할 실력이 충분하더라도 각각의 국내 국가대표 선발 절차까지 모두 통과해야 하는 걸까요?

궁금해서 실제 규정과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러 종목 출전 자체는 가능하다

올림픽에서 한 선수가 서로 다른 스포츠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일률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올림픽 역사에는 서로 다른 스포츠에 출전한 선수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에디 이건(Eddie Eagan)입니다.

1920년 하계올림픽에서는 복싱 라이트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했고, 12년 뒤인 1932년 동계올림픽에서는 4인승 봅슬레이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하계와 동계라는 차이는 있지만 한 사람이 전혀 다른 스포츠에서 올림픽 정상에 오른 사례입니다.

더 재미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수영선수로 유명한 조니 와이즈뮬러(Johnny Weissmuller)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서 수영 금메달 3개를 따면서 수구에도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즉, 역사적으로도 한 선수가 복수의 스포츠에 출전한 사례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수영 + 마라톤 + 역도도 가능할까?

여기서 조금 더 극단적인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어떤 한국 선수가 나타났습니다.

자유형 기록은 올림픽 출전 수준.

마라톤 기록도 세계 정상급.

역도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록을 냅니다.

그렇다면 세 종목에 모두 나갈 수 있을까요?

단순히 ‘여러 종목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탈락하는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붙습니다.

각 스포츠에는 각자의 올림픽 출전자격과 국가별 선수 선발절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영을 잘한다고 마라톤 출전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마라톤 대표라고 역도 대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세 종목에 출전하려면 각 종목에서 요구하는 자격과 한국 대표 선발 절차를 각각 충족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내가 기록이 좋은데요?’만으로 올림픽에 갈 수 없다

여기서 제가 두 번째로 궁금했던 부분이 나옵니다.

우리나라에는 종목별 경기단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가 혼자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고 해서

“저 올림픽 기준 넘었으니까 혼자 출전하겠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를 대한체육회 또는 회원종목단체가 국제종합경기대회나 국제종목별경기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파견하기 위해 선발·확정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올림픽에 나갈 만한 실력을 갖추는 것과 실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은 공개선발을 원칙으로 하고, 종목별로 정해진 선발 기준과 절차가 존재합니다.

실제로 대한역도연맹도 2026년 상반기 국가대표 선수 선발계획을 별도로 공지했습니다.

다른 종목에서도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선발기준을 정하고 평가한 뒤 종목단체와 대한체육회의 승인 과정을 거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 협회가 모두 한 선수를 뽑을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가 정말 궁금해집니다.

가상의 선수가 수영, 마라톤, 역도 모두에서 국가대표 선발 기준을 충족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관련 종목단체들이 모두 같은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 있을까요?

제가 확인한 대한체육회 규정에서는 ‘다른 종목의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식의 일반적인 금지 규정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다른 스포츠의 대표선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규정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선발보다 ‘대표팀 생활’일 수도 있다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경기 당일에 유니폼만 입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훈련이 있습니다.

선발전이 있습니다.

국내외 대회가 있습니다.

전지훈련도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한체육회가 공개한 국가대표선수촌 현황을 보면 국가대표 강화훈련은 연중 약 220일 내외로 운영됩니다.

그런데 한 선수가 수영 대표이면서 마라톤 대표이고 동시에 역도 대표라면 어떻게 될까요?

수영팀에서 훈련하라고 하는 날 역도팀에서도 훈련 일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마라톤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기간과 수영 국제대회가 겹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올림픽 본 대회에서도 종목별 경기 일정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규정상 여러 스포츠에 출전할 길이 열려 있더라도 현실에서는 훈련과 경기 일정부터 엄청난 문제가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몸이 버틸 수 있을까?

사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협회 문제보다 더 강력한 방해꾼이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몸입니다.

마라톤과 역도를 생각해보면 극단적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마라톤에서는 장시간 높은 수준의 유산소 능력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체중을 수십 km 이동시켜야 합니다.

불필요한 체중 증가는 달리기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역도에서는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과 파워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근육량과 최대근력,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쪽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신체와 훈련이 다른 쪽의 최적 조건과 충돌할 수 있습니다.

수영도 또 다릅니다.

물속에서 저항을 줄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력을 만드는 기술부터 어깨와 상체의 반복적인 움직임까지 별도의 적응이 필요합니다.

즉, 문제는 단순히

“운동신경이 엄청 좋으면 다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가 아닙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각 종목이 요구하는 신체적 특성과 훈련 적응이 더욱 전문화됩니다.


그래서 비슷한 종목끼리는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그렇다고 여러 종목을 병행하는 것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서로 요구하는 능력이 겹치는 스포츠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조니 와이즈뮬러가 같은 올림픽에서 수영과 수구에 출전했던 것처럼 수중 능력이 겹치는 스포츠 사이에서는 연결고리를 찾기 쉽습니다.

철인3종 역시 한 종목 안에서 수영·사이클·달리기를 모두 수행합니다.

반대로 마라톤과 역도처럼 요구되는 능력이 극단적으로 다른 스포츠를 동시에 세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훨씬 어려운 문제입니다.

결국

“여러 종목 출전이 가능한가?”와 “실제로 인간이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가?”는 완전히 다른 질문입니다.


그럼 협회가 싫다고 막을 수도 있을까?

처음 이 궁금증을 떠올렸을 때 저 역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는 종목단체와 국가대표 시스템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운영돼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종목에서 활동하던 선수가 나타나

“나 여기서도 국가대표급인데요?”

라고 한다면 정말 기록만 보고 받아줄까요?

충분히 궁금해질 만한 부분입니다.

다만 이 문제는 추측과 확인된 규정을 구분해야 합니다.

현재 확인한 대한체육회 규정상 국가대표 선발에는 회원종목단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은 공개선발을 원칙으로 하며 선발 원칙과 기준도 공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협회가 자기 선수가 아니라서 마음대로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국제기준만 넘으면 협회와 무관하게 개인 자격으로 대한민국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해당 종목의 국내 선발규정과 절차를 각각 통과해야 합니다.

만약 실제로 세 종목에서 압도적인 세계 정상급 기록을 가진 선수가 등장한다면?

그때는 기존 규정이 상상하지 못했던 꽤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여러 스포츠에 출전한 올림피언은 있었다

결국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한 선수가 올림픽 여러 종목에 출전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역사적으로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수영·마라톤·역도처럼 전혀 다른 세 스포츠에 동시에 출전하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각 종목의 국제 출전자격을 충족해야 하고,

한국 대표 선발절차도 각각 통과해야 하며,

대표팀 훈련과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하고,

무엇보다 서로 완전히 다른 운동능력을 한 몸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규정이 가장 큰 장벽일 것 같았는데 찾아보고 나니 오히려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은 협회도, 올림픽 규정도 아닌 인간의 몸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도 언젠가 이런 선수가 나타난다면 정말 보고 싶긴 합니다.

오전에 수영 결승을 뛰고, 오후에는 역기를 들고, 며칠 뒤에는 마라톤 출발선에 서는 선수.

아마 올림픽 역사상 가장 이상하면서도 재미있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요?


핵심 정리

  • 올림픽에서 한 선수가 서로 다른 스포츠에 출전하는 것 자체가 일률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 실제로 여러 스포츠에 출전한 올림피언이 존재합니다.
  • 한국 대표로 출전하려면 각 종목의 국제 출전자격뿐 아니라 국내 국가대표 선발절차도 통과해야 합니다.
  • 종목단체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공개된 선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영됩니다.
  • 여러 종목에서 대표가 되더라도 훈련·대회 일정 충돌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특히 수영·마라톤·역도처럼 요구되는 신체능력이 크게 다른 종목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드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참고자료

  •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
  • 대한체육회 「진천국가대표선수촌 훈련현황」
  • 대한역도연맹 「2026년 상반기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계획」
  • Olympic World Library, Talent Transfer - Ten Olympians Who Changed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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